미용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예술의 영역인데도, 미용인을 바라보는 인식은 그 가치에 부합하지 못하는 듯하다. 부단한 노력과 강도 높은 서비스를 요구하는 분야인데도 아무나할 수 있는 일로 치부되기도 했다. 특히 이전에는 ‘금남의 구역’으로 인식되기도. 낯설음에서 오는 사람들의 시선과 선입견이 그 당시 남성 미용인을 더욱 힘들게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끝에 ‘청담동 천재 헤어디자이너’로 불리는 이가 있어 소개한다. 바로 작은차이 김성학 원장이다.
패션디자이너에서 미용인으로
서울예술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를 전공한 김 원장의 꿈은 패션디자이너였다.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프랑스로 유학길에 오를 계획이었지만, 부득이 꿈을 접었다. 당시 미용인의 길을 걸었던 김 원장의 모(母)는 그에게 미용인이 될 것을 권했다. 패션디자이너를 꿈꾸던 그의 미적감성을 믿었기 때문. 이에 그는 약 한 달여간의 고민 끝에 자리 잡을 수 있다면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었다. 하지만, 미용인의 길은 생각보다 더 ‘돌’같았다.
“1994년에 미용을 처음 시작했는데 그 당시에는 남자 헤어 디자이너는 낯설었습니다. 대학동기의 시선도 따가웠고, 기술에 한계도 느껴 자포자기 심정이었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전문 미용인이 되어야겠다는 목표가 있어 포기할 수 없었다”라며 말을 맺었다. 대학시절 전공했던 디자인과 미술공부가 두상의 구도 그리고 컬러감 등을 익히는데 적지 않은 도움을 주었다고 말하는 김 원장은 어머니의 독한 가르침이 현재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그의 멘토이다.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든다’
최근 결혼을 발표한 한그루를 비롯해 이미 고인이 된 배우 최진실 그리고 뮤지컬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배우 송창의, 감독으로 거듭난 박중훈 등 많은 스타들의 헤어스타일을 담당했던 작은차이 김 원장은 이 외에 연애말고 결혼, 내 인생의 마지막 등 다수 드라마에도 참여했다.
김 원장은 “배우의 스타일을 재창조 할 때, 배우가 가진 본연의 느낌과 특징을 고려하고 드라마에서는 캐릭터의 특성을 참고한다. 그리고 이태리, 영국 보그 잡지나 일본잡지를 자주 보며 스타일에 영감을 얻는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미 고인이 된 배우 최진실의 스타일을 담당했던 이후 ‘커트 전문 디자이너’로 거듭난 김 원장. 그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서 ‘데이시’역으로 열연한 ‘케이트 블란쳇’의 스타일처럼 여성스럽고 고급스러운 스타일을 선호한다.
‘미용은 뷰티산업의 반도체’
미용은 아름다움에 기초하는 작업이기에 그 가치가 있다. 전보다 헤어디자이너의 가치가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김 원장은 “미용은 트렌드에 민감한 직업이기에 감성을 키우기 위한 작업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패션화보집, 독서를 비롯해 음악, 영화 등을 자주 접하며 감성을 키우는 노력을 해야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험난한 미용 산업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에 대해 “꿈을 향해 열심히 전진하다 보면 도달 할 수 있습니다. 좌절할 때마다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날 수 있는 7전 8기 정신을 잊지 마세요”라며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작은차이 김 원장은 국내 헤어디자이너의 실력은 해외 디자이너와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다며, 영국과 프랑스 등에 진출하고자 하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