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대표관광지 중 하나인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모던마인드(ModernMind)’를 찾아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모던마인드’ 인근은 웨딩 스튜디오가 있을 법한 분위기가 아니었다. 스튜디오를 찾기 위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위쪽을 살짝 올려다보니 건물 4층에 ‘모던마인드’가 보였다. 외부와는 달리 ‘모던마인드’스튜디오 내부는 화이트로 콘셉트를 맞춘 듯 깔끔한 분위기를 연상케 했으며, 상담공간은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특유의 향과 은은한 조명이 마음을 편하게 했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공간은 5층 스튜디오였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분위기의 스튜디오 내부는 상호명칭 ‘모던마인드’와 일맥상통한다. 김준형 대표가 추구하는 사진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스튜디오 내부는 콘셉트 별로 세밀하게 분류되어 있으며, 깔끔함이 특징이라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봐도 촌스럽지 않다. 이것이 ‘스몰 웨딩’이 각광을 받으면서 웨딩 산업이 침체기에 직면해있는데도 ‘모던마인드’가 건재할 수 있는 이유다.
‘건축가, 음악에서 사진작가로’
김 대표는 어릴 때는 건축에 관심이 많던 학생이었다. 군대를 제대한 직후, 진로에 대해 고민했던 시기에는 작곡을 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서울행을 감행했다. 그때 함께 했던 작곡가 중 ‘용감한 형제’도 있었단다. 하지만 꿈이 좌절되어, 부산으로 내려와 호텔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커피를 내리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마치 기적처럼, 레스토랑과 갤러리를 함께 운영하는 대표에게 눈에 띄어 카메라를 잡게 되었다. 전말은 다음과 같다.
“평소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서 카메라를 늘 목에 걸고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나의 사진 찍는 모습을 지켜보던 관장님이 촬영한 사진을 보여 달라고 했으며, 실력이 있다고 판단해 좋은 카메라로 주며 전경사진을 찍어보라고 권했다. 사진으로 처음 돈을 벌었던 시기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그는 ‘시각디자인학과’로 전과를 감행하며, 사진공부에 열을 올렸으며, 호텔 레스토랑에서 사진과 디자인업무를 병행했다.
서울에서 광고사진 분야를 중심으로 공부하며 전문가로서 일을 시작한 김 대표는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세계적인 사진작가 ‘최명준’의 사진을 접하며 공부했다. 덕분에 프리랜서 광고사진작가로 전국적으로 활동하다 티켓 몬스터가 부산으로 진출했을 때 약 8개월간 티켓 몬스터의 부산사진을 모두 촬영했다.
‘경기침체에도 건재한 모던마인드’
3년 전 둥지를 튼 ‘모던마인드’는 ‘스몰 웨딩’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6~7개월 전에 예약해야 하는 인기 스튜디오다. 부산의 결혼에 대한 흐름을 전혀 몰랐는데도, ‘웨딩사진은 평생 한번 촬영하는 것이기에 만족스러운 촬영을 해드려야 겠다’고 생각한 진심이 통했다. 촬영을 하면서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을 채워나간 것도 비결이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스튜디오가 세밀한 작업은 주로 편집과정에서 진행하는 반면, ‘모던마인드’는 원판에 완벽을 기한다. 즉 ‘채도, 대비, 밝기, 색조’ 등을 촬영하며 조절하는 것이다. 그래서 원본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
김 대표는 “웨딩 사진은 제 느낌보다 예비 신랑, 신부가 원하는 느낌에 집중하고 맞추는 편이다. 이 방식의 장점은 커플들마다 원하는 취향이 모두 달라 매번 다른 스타일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커플의 스토리가 담긴 사진을 가져올 때는 촬영의 재미는 상승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아무리 웨딩 분야에서 유명한 사진작가라도 예비 신랑, 신부의 마음에 들어야 좋은 사진”이라며 “만약 신부가 스마트폰으로 셀프 카메라를 사진을 찍었는데, 그게 더 마음에 들면 그것이 좋은 사진”이라며 남다른 철학을 언급했다. 이러한 서비스 덕분에 스스로를 ‘모던마인드 마니아’라며 꾸준히 방문해주는 고객이 있을 정도다. 사연은 다음과 같다.
“4명의 고객 중 한명이 웨딩사진을 찍었고, 나머지 친구들은 들러리로 와주었다. 그들이 사진과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며, 모두 ‘모던마인드’에서 웨딩사진을 찍었다. 4명의 고객 모두가 ‘모던마인드’에서 웨딩사진을 찍었으며, 들러리로 참여한 것이다. 참 감사한 일이다”라고 말하며 진심을 전했다.
‘스튜디오에서 웃고 즐기고 놀다갔으면…’
젊은 층의 고객은 사진을 접할 기회가 많아 어색함이 많이 줄었다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공간에서 촬영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김 대표는 어색함을 줄이고, 스스로 표정을 관리하며 촬영할 수 있도록 앞쪽에 거울을 둔다. 때문에 고객은 빠르게 촬영에 적응할 수 있다.
김 대표는 결혼을 앞둔 커플이 웨딩사진을 촬영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데이트 한다’라고 생각하며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야 좀 더 자연스러운 표정이 나올 수 있으며, 사진의 결과물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는 ‘모던마인드’를 이익만을 추구하는 곳이 아닌, ‘사진은 곧 진심’이라는 것을 잃지 않는 스튜디오로 기억되고자 하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