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미용실이 많은 요즘이다. 그중에서도 홍대에 있는 ‘나트헤어’는 좀 더 특별했다. 마치 소품점을 연상케 하는 외형에서부터 ‘특별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 느낌에 대해 홍대 나트헤어 김동표 원장에게서 들어보기로 한다.
‘나트헤어’는 어떤 곳인가요?
나트헤어는 이쪽에서 가장 오래된 미용실이에요. 고객들과의 대화를 보면 홍대 정문쪽을 메인으로 생각하지만, 여기는 홍대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트렌디하고, 작품활동을 하는 사람이 많은 곳이죠. ‘나트(NAHT)’란 이름은 ‘Natural Aroma Hair Theme’의 약자에요.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머리를 추구하는 것이죠. 거기에 여성의 아름다움, ‘Feminine’을 추가했어요.
매장 분위기가 매우 특이합니다.
맞습니다. 카페로 아시는 분도 많고, 소품점으로 아는 사람도 많아요. 시간이 날 때 색칠 등의 작업을 직접 하고, 식물도 직접 키우며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연출했어요. 저희는 이곳에서 10년 된 매장이에요. 홍대는 보통 1년 주기로 사라지는 매장이 많다보니 오래된 곳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인지 “여기는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고객들과 오랜 시간 친하게 지내다보니 재밌는 일도 많고 재밌는 인연들이 얽혀있는 곳이 이곳 ‘나트헤어’입니다. 화려함보다는 소탈하고 편안한 공간,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이죠.
오랜 시간 이곳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긴 점이 있나요
‘고객을 행복하게 하는 미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껴요. 미용이라는 것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이고, 인간에게 직접 시술하는 작업이에요. 마음을 이해하고, 편안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서비스업이다 보니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고객과의 소통이라 봅니다. 아무리 내 눈에 예쁘다고 해도 고객이 원하지 않으면 의미 없는 작업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고객과 편하게 소통하며 맞춰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고객이 행복해하면 나도 행복하고, 자긍심도 생기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이곳은 제게 ‘특별함이 있는 곳’이에요. 단순한 ‘홍대 미용실’이 아니라, 고객과 함께 늙어가는 숍인 셈이죠. 고객들과 삶을 같이 공유하고, 성장해가는 과정들을 함께 합니다. 또한 고객에게 충실하고, 같이 행복해하고, 그들과 같이 살아가죠.
대외활동이나 교육활동도 열심히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서경대에서 석사, 원광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어요. 미용으로 박사 학위를 딴 건 제가 국내에서 네 번째 정도일 겁니다. 현재 심사위원, 대회장 등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어요. 후배가 많고, 현재 신입 아이돌 포토작업을 계획 중입니다. 대학 강의는 10년 정도 했어요. 많으면 한 해에 800-1000명 정도 강의할 때도 있었죠. 지금은 서경대 미용과에서 강의하고 있어요.
책도 준비 중이에요. ‘누구나 할 수 있는 커트’를 주제로 책을 내려 합니다. 커트는 미용의 마지막이니만큼 커트를 잘해야 합니다. 형태를 바꿔줄 수 있는 ‘감해지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 원 소재를 바꿀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커트가 가장 중요합니다. 해외의 유명 디자인을 집대성해서 정리하고자 합니다.
그게 끝나고 나면 고객의 심리나 상담에 대한 부분을 연구하고 싶어요. 내가 아닌 고객이 원하는 것을 해야 하니까요.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하는 미용사가 많은데, 그런 부분을 깰 수 있는 기본 자료들을 수집 중입니다.
원장님에게 미용이란 어떤 것인가요?
저에게 미용은 ‘학문’입니다. 현재 기술을 학문으로 바꾸고자 하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패션이 학문화되는데 30년 정도 걸렸어요. 미용도 10년 정도 뒤에는 학문화되고, 사회적으로 미용인의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 전망합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에 대해 들려주실 수 있나요?
후학양성도 오래 했고, 교육매뉴얼을 더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글로벌 교육 아카데미’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로벌 교육 매뉴얼’을 개발해야 해요. ‘글로벌 네트워크 표준 교육서’를 만드는 것이 비전입니다. 세계에서도 통하는 기준을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이 미용인 중에 가장 학력이 높아요. 미용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논문이 쏟아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글로벌 매뉴얼을 갖고 있다면, 세계의 미용인들이 한국에 와서 배우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