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라는 직업 특성상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사업가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런데 그분들 가운데 사업이 쉽다고 말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하나같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도 성공할까 말까 한 것이 사업이라고 말한다.
어썸키즈 손정환 대표의 고민도 만만치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지인들의 도움을 얻었지만, 장고 끝에 시작한 사업의 길이 결코 탄탄한 평지만은 아니라고 했다.
시작한 지 불과 2년여 만에 본사와 65개의 전국 지사를 설립하며, 유아 출판 쪽에서 알 만한 사람은 아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는 홀트 아동복지회나 보육원 선덕원에 아동 도서를 기증하는 등 바람직한 기업인의 길을 걷고 있는 어썸키즈 손정환 대표를 만나 봤다.
유아 출판 관련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처음부터 유아 출판을 하기로 마음먹었던 것은 아니다. 어학 출판 분야의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 일을 하면서 만난 지인분이 유아 출판 사업을 시작하도록 길을 열어 주었다. 시간상 그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었고, 그래서 도전하게 됐다. 시작한 지 오래되진 않았지만 유아 출판 쪽에서는 나름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는 것 같다.
그 지인분이 깜깜한 가운데 점 하나를 뚫어 주신 건데, 막상 부딪혀 보니 이렇게 어려운 시장인 줄 몰랐다. (웃음) 유아를 특별히 좋아한다기보다는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에 관심이 많다. 유아도 사람이 살아가는 단계 중 일부이다 보니 자연스레 관심이 갔다.
어썸이라는 말에는 어떤 뜻이 담겨 있나
언어의 섬에서 ‘어’와 ‘섬’ 두 글자를 딴 것이다. 또 영어로 어썸(awesome)은 ‘좋은’, ‘훌륭한’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어썸월드는 ‘좋은, 훌륭한 책을 만들자’라는 포부와 의지를 담고 있다.
어썸키즈에서 하는 일은
초등학교에는 교과서가 있는데, 유치원에는 교과서가 없고 ‘누리과정’이라는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 누리과정에서는 월별로 아이들이 배울 만한 생활 주제를 명시하고 있다. 어썸키즈에서는 이 누리과정에 근거해서 동화책을 선정하고,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책을 공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현재는 독자들과 서점에서 다이렉트로 만나는 B2C 시장보다, 전국 지사를 통해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책을 접할 수 있게 하는 B2B 시장을 더 활발하게 넓혀 가고 있다.
누리과정의 3가지 키워드가 인성, 창의력, 글로벌이다. 어썸키즈는 이에 맞추어 4~7세 유아들을 대상으로 매달 4권의 동화책을 제공하고 있다. 책은 바른 인성을 길러 주는 인성 동화, 아이들을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로 이끄는 재미 동화, 다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함께 동화, 한글 번역본과 영어 원서가 함께 수록되어 있는 영어 동화로 이루어져 있다.
어썸키즈만의 특색이나 내세울만한 점이 있다면
어썸키즈는 국내 최초로 ‘책 읽어주는 책’이라는 콘셉트로, 아이들에게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읽어 주는 동화책을 제공하고 있다.
동화책에 QR 코드가 있어서, 전문 성우의 목소리를 들으며 실감 나게 책을 즐길 수 있다. 네이버나 다음 등의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서 검색창 옆의 마이크 버튼을 누른 뒤, QR 코드 버튼을 선택하면 카메라가 활성화된다. 이때 QR 코드를 찍으면 그 즉시 스트리밍으로 음원을 제공해 준다.
책 위에 갖다 대면 책을 읽어 주는 디바이스가 따로 있기도 하다. 또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입력된 코드에 따라 책을 읽어 주는 방법도 있다. 한마디로 IT와 스토리텔링이 접목된 동화책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들이 읽는 동화책이다 보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아무래도 아이들이 접하는 책인 만큼 안전성에 특히나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아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책의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했고, 인쇄용지 또한 아이들에게 무해한 르네상스를 사용하고 있다. 또 책표지를 99.9% 항균 처리해 아이들이 안심하고 책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유아 출판 일과 관련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유아기는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가장 급격한 성장을 이루는 시기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한 권 한 권 신중하게 책을 선정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책을 선별해 내는 것을 늘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영국의 펭귄 출판사라는 곳을 좋아하는데 그곳의 CEO가 갖고 있는 마인드는 ‘양질의 책을 값싸게 만들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하자’는 것이다. 나도 그처럼 ‘좋은 책을 많이 수집하고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가지고 있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끊임없이 좋은 책을 탐하는 마음을 놓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