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러댄비프 유성호 대표를 만나다

▲ 아름다운 벽화가 눈길을 끕니다. 범상치 않은 인테리어인 것으로 보입니다. 베러댄비프는 어떤 곳인가요?
베러댄비프는 이름 그대로 소고기보다 나은 삼겹살 요리를 하는 곳입니다. 10년 이상 삽겹살전문점을 운영하며 이를 고급화하고 세계화하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웠어요. 삼겹살은 장단점이 다 있어요.

직화구이라는 특징에 연기와 기름은 환경적으로 불편을 초래하죠. 이를 개선하면서 전문 셰프들이 삼겹살을 요리하면 좋겠다 싶어 베러댄비프를 통해 선보이고 있어요.

베러댄비프의 요리는 모두 순수하게 창작한 것들이라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요리입니다. 삼겹살 요리를 세계적인 시각에서 풀어내려고 노력했어요. 기존 요리는 1차원적 형태였다면 베러댄비프는 이를 3차원으로 끌어올리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신메뉴인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는 요리를 직접 창작했을 뿐만 아니라 디자인한 종이 작품이 같이 담겨 나와요. 요리에 테마를 입히고 이를 작품으로 승화시킨 셈이죠. 요리뿐만 아니라 인테리어도 제가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다녀와 직접 디자인했어요.

벽화들이나 바닥에 놓인 그림들 모두 수작업을 통한 거죠. 벽화는 2개월이 소요됐고 바닥에 있는 작품은 5개월가량 소요됐어요. 일반적인 인테리어가 아니라 베러댄비프 전체가 하나의 예술입니다. 이들을 모아 추후 전시회도 계획하고 있어요.

기존에 음식점은 인테리어와 요리 모두 기성품을 조합해서 만들었어요. 새로운 면모는 그다지 없고 모방이 뒤를 이을 뿐이죠. 가로수길만 보더라도 이곳 인테리어는 이른바 모던 빈티지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요. 지루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베러댄비프는 거의 모든 부분에 창작을 덧입혔어요. 사람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고 싶었거든요.

예를 들어 제가 루브르 박물관에 갔는데요. 니케상이 전시돼 있었어요. 두드러진 균형미가 시선을 사로잡았죠. 아름다웠습니다. 그래서 이 니케상을 베러댄비프에는 불판 뚜껑으로 삼았어요.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불판 뚜껑입니다.

음식과 예술은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음식이 곧 예술이에요. 음식을 포함한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그런 공간이 베러댄비프가 되는 게 목적입니다. 음식점을 키워 프랜차이즈를 해 많은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일절 없어요.

비즈니스와 연결되지 않더라도 상관없다는 말이죠. 단지 요리와 인테리어 작품들을 통해 문화를 느낀 이들이 따뜻한 영감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 하나 있을 뿐입니다.

▲ 어떻게 예술과 다름없는 베러댄비프를 만들 구상을 하셨는지?
저는 유럽에서 2년 정도 생활한 바 있어요. 당시 느낀 점은 문명 자체가 앞서간다는 점이에요. 과학기술이 아니라 고유문화 자체의 깊이가 다른 것 같아요.

유럽은 땅덩어리가 다 붙어 있다 보니 주고받는 데 용이했겠죠. 디테일의 발달된 면모는 혀를 내두를 정도에요. 어느새 유럽의 화려함에 취해있는 저를 발견했죠. 이런 것들을 구현해보고 싶어요.

베러댄비프는 예술을 전하고 싶은 곳입니다. 음식뿐만 아니라 작품들도 상품화할 예정이에요. 또한 퍼포먼스도 가미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요. 아직은 구상 중입니다.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바는 베러댄비프의 정체성은 예술이라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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