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7일(목) 오전 10시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해공 신익희 정신의 현재적 의미와 계승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 인사말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추미애 대표 인사말>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나라 기강이 무너지는 가운데 오늘날 해공 신익희 선생의 정신을 되살려보는 행사는 정말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지난 번에 저는 민주당 역사에서 처음 당대표로서 해공 신익희 선생의 생가를 방문했다. 또 그 자리에서 분열된 당의 힘을 모으는 통합 행사도 있었다. 그날 통합의 한 축을 맡아주셨던 김민석 민주당 전 대표가 오늘 나와 계신다.
세월이 참 빠르다. 그 사이 많은 일이 있었다. 임종성 의원이 오늘 의미 있는 행사를 하셔서 감회가 새롭다. 제가 오늘 입장하면서 임종성 의원님께 안경만 끼면 해공 신익희 선생과 모습이 꼭 닮았다고 말했다. 움푹 들어간 눈매, 살짝 나온 턱, 꽉 다문 입이 선생께서 끼고 계신 둥근 안경만 착용하면 그대로 재현될 것 같다. 해공 신익희 선생의 얼굴은 임종성 의원을 통해서 재현이 될 수 있지만, 무너진 이 땅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되살아날 수 있을지 참으로 암울하다.
오늘 멀리 독일에서 급조한 코스프레 같은 최순실의 인터뷰를 봤다. 그것을 믿을 대한민국 국민이 어디 있는가? 코스프레도 정도껏 해야지 수천억대의 모녀가 갑자기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 “그런 줄 몰랐다”고 하는 얼토당토 않는 인터뷰를 보면서 국민들은 억장이 무너진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의 열쇠를 쥐고 있었던 유병언씨가 막걸리병만 부여안은 채 변사자의 사채로 발견됐던 장면이 오버랩 되는 것이 저만의 마음인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 암울한 데자뷰를 갖고 있는 순간 같다.
그때 대통령이 어떻게 했나? 유병언을 세 번이나 붙잡으라고 불호령을 내리지 않았나. 그것이 쇼가 아니라면 유병언 같이 배 하나에 온갖 생명을 수장시킨 그 문제, 그 이상으로 심각한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과 민주주의와 국가 안전을 쥐고 있는 최순실에 대해서는 당장 직접 쫓아가서라도 잡아와야 할 것이 아닌가. 이는 독재정치도 아니고 한마디로 무서운 신정 정치라고 할 수 있다.
제가 어제 여당 원로이자 국회의장께서 제 옆에 앉아계시기에 집권당의 원로로서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빨리 모이셔서 대통령에게 지혜를 주셔야 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분은 “그렇게 하고 싶다. 그런데 대통령이 그런 말을 들어주는 사람인가”라고 한탄했다.
마지막 고리, 최종 종착역은 결국 소통하지 못하는 대통령이다. 해공 신익희 선생은 대화와 타협, 상대방의 동의가 민주주의 요체라고 일찍이 말씀하셨다. 국민과 대화하지 않고 심지어 자신이 임명장을 준 공무원, 장차관과도 대화하지 않고, 오로지 최순실과 심령 대화를 했던 대통령, 최순실이 떠나자 제대로 된 말도 이어가지 못하시는 대통령을 두고 대한민국 국민은 이제 허탈이 아니라 패닉에 빠져있다.
이제와서 최순실을 코스프레시켜서 인터뷰를 적당히 무마하려는 것은 누구의 머리에서 나오는 것인가? 그것마저도 최순실 본인의 자작극인가, 우병우가 시킨 것인가? 우병우는 나라 안의 병 덩어리고, 최순실은 나라밖 망신거리이다. 하루 속히 두 남녀를 정리해서 국정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출발을 해야 한다.
오늘 해공 신익희 선생의 교훈을 다시 더듬는 이 자리가 몹시 부끄럽다.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몹시 부끄럽다. 학생들이 출근하는 아버지에게 우리 대한민국이 망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했다는 소리를 듣고 마음이 미어진다. 이제 해쳐나가야 할 막중한 시기이다. 다시 한 번 옷깃을 여미면서 마음을 가다듬는 자리를 만들어주신 임종성 의원께 감사드린다. 또 오랜만에 뵌 손학규 전 대표도 반갑다. 오늘 모두 다시 민주주의를 새기면서, 다시 민주주의가 부활할 수 있도록 힘을 합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