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명은 김지수. 예명 지수로 활동하는 그에 대한 정보는 거의 전무하다. 혈액형과 가족관계, 출신학교는 팬카페와 개인 인스타그램을 뒤지고 뒤져야 알 수 있다. 게다가 ‘지수’라는 이름이 각종 경제기사에 관련되다 보니 묻히기 일쑤다.
“이것도 선입견일 수 있는데 저에 대한 관심이 많고 찾아봐야 알 수 있는 정보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신인치고 건방질수 있지만 바로 나오는 정보 말고 궁금해하며 알아가는 맛이랄까?(웃음) 그렇다고 일부러 감춘 적은 없어요. 단지 배우는 좀 신비감이 있어야 된다는 지론이죠. 그래야 제가 되고싶은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공인’에 가까워질 것 같아요.”
좋은 배우, 멋진 남자, 유명한 스타가 되고 싶다고 할 줄 알았는데 지수의 꿈은 달랐다. 앞서 밝힌 대로 ‘좋은 기운을 이끄는 공인’의 무게를 견디고 싶단다. 대신 조건은 ‘자신을 잃지말자’는 것. 20대 다운 소신이 돋보인다.
영화 ‘글로리데이’에서 맡은 용비도 지수의 실제 성격과 비슷하다. 아닌 길은 과감히 아니라고 하는 의로운 캐릭터다. 친구들과 떠난 여행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하고 기성세대의 강압과 폭력에 의연히 맞서는 역할이다. 비록 영화의 엔딩은 현실적이기 그지 없지만 극중 지수가 보여주는 처연한 눈빛 연기는 ‘올해의 발견’감이다.
처음부터 그에게 주인공 용비역할이 주어진 건 아니다.
감독은 그에게 몇번의 오디션을 감행했고 별다른 확답을 주지 않았다. 장장 4개월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글로리데이’의 시나리오는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연기자들 사이에서 ‘워너비 영화’로 꼽히던 작품이었다.
감독은 10대의 나이에 극단생활을 하며 기초를 다진 지수의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줬고, 결국 드라마 ‘앵그리 맘’을 촬영하는 지수에게 합격카톡을 보냈다.
“제가 초등학교때 유도로 유소년 대표까지 했거든요. 게다가 남중남고를 다녀서 어쩌면 영화 속 우정에 대한 몰입도와 이해는 가장 최고가 아닐까 싶어요. ‘의리’는 제 DNA에 박혀있고요. 그래서 더 극중 친구들의 결말이 마음 아파요. 막상 스크린으로 보니까 어찌나 눈물이 나는지…처음 시사회를 하고는 같이 출연한 배우들이 모두 부등켜 안고 울었다니까요.”
지수의 차기작은 드라마 ‘페이지터너’다. 백치미가 줄줄 흐르는 유쾌한 캐릭터로 무한긍정의 사나이로 나온다. 평소 블랙코미디를 워낙 좋아해 이번 드라마에서의 변신이 유독 몸에 맞는다고 설렘을 감추지 못한다.
“작품운이 유난히 좋은 것 같아요. ‘글로리데이’와 ‘페이지터너’도 극과 극의 캐릭터를 맡았다면 ‘보보경심: 려’는 첫 사극이라 애정이 남다르달까. 또래 배우들이 많아서 촬영장 가는 날이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요. 관객들이 ‘여기서 나온 애가 쟤였어?’라고 했으면 좋겠어요. 남들이 왕위싸움할 때 낭만이 충만한 왕자라 분명 못 알아채실 것 같아요. 그러니까 ‘다크지수’ 남다른 저의 ‘글로리데이’를 필수관람 하셔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