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컨셉 설명을 부탁.
하이퍼포먼스 자동차정비업체 프로컨셉(PRO concept)은 호주에서 출발했다. 호주 NSW 모터레이스 챔피언십 대회에서 1, 2위를 다투는 차량의 정비 총책임자가 바로 호주 프로컨셉의 대표인 조슈아 조(Joshua Cho)다.
그 뿐만 아니라 일본 GT 그랑프리를 비롯한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등 전 세계를 오가며 레이스 경기차량들의 튜닝과 차량 점검, 조정, 수리 등을 담당하는 정비 미캐닉(차의 튜닝과 차량 점검, 조정, 수리 등을 담당하는 정비 전문가)이다. 경주용 자동차는 미캐닉의 기술과 드라이버의 섬세한 지적에 의하여 완벽한 경주용 차로 태어나는 것이다.
조슈아 조는 호주 최고의 기술자로 손꼽힌다. 그의 추천서 한 장이면 어떤 정비업체에도 취직이 가능할 정도다. 호주 NSW 자동차정비, 튜닝업계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조슈아 조에게 직접 차를 배우고 그 이름을 따와 세운 곳이 바로 한국의 프로컨셉이다. 개인적으로 기술자는 두 분류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차가 좋아서 정비소를 세웠지만 경영만 하고 정비는 모르는 기술자가 있다면 마찬가지로 차를 정말 좋아해서 기름 만져가며 직접 현장에서 정비까지 하는 기술자가 있다. 조슈아 조는 후자의 기술자다. 그의 장인정신과 실제 기술을 본받아 한국에 프로컨셉을 설립했다.
자동차 경기대회에 정비업체가 출전하는 사례는 우리나라에서 듣기엔 생소하다. 하지만 호주에서는 공공연한 일이다. 호주 프로컨셉에 근무하며 두 달에 한 번씩 경기를 준비한다.
이주 전부터 경기차를 손보느라고 잠도 제대로 못 잔다. 3일간 열리는 실제 경주 기간에는 더욱 진땀을 뺀다. 자동차 엔진의 성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은 만만한 것이 아니다.
이런 고생을 밑거름 삼아 거머쥔 우승 트로피는 저절로 프로컨셉을 널리 알리는 전광판이 되었다. 거의 모든 잡지에 실리고 로고를 붙여달라는 스폰서들이 붙었다.
게다가 호주에서는 의사, 변호사 그리고 미캐닉이 유망직종으로 손꼽힐 정도로 이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프로컨셉의 이미지는 좋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에서 조슈아 조의 장신정신을 이어 출발한 프로컨셉은 작년에 XTM의 더 벙커 시즌3에 출연한 바 있다.
▲ 어떻게 자동차 정비공이 될 결심을 했는지.
지난 1996년 차가 좋아서 바이크 정비부터 시작했다. 자동차 정비가 하고 싶었는데 지식이 전혀 없었다. 자동차 정비소에 취직을 해보려고 무작정 돌아다니는데 이력서에 쓸 내용이 없던 것이다. 바이크 관리 때 배운 공구 이름 몇 개 아는 게 전부였다. “자동차 정비는 할 줄 아느냐?”는 질문에 답할 말이 없었다. 면허증도 자격증도 없이 갔으니 숱하게 퇴짜만 받기 일쑤였던 것이다.
그러던 중 동내 작은 카센터에서 혼자 일하는 사장님을 만났다. 일손이 필요하겠다 싶어 면접을 볼 때 취직이 안 될까봐 먼저 무급으로 일을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당시만 해도 그 심정은 말로 다할 수 없이 간절했다.
3개월 동안은 밥만 먹고 돈 한 푼 안 받았다. 그 뒤에 첫 월급은 30만원이었다. 그 때 친구들이 7~80만원가량 받는 때였는데 그래도 서운한 게 없었다. 차를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날 배운 지식은 저녁에 필기를 했다. 하나하나 내 것으로 만들며 돈 대신 기술을 배운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 군에선 정비병이 되었고 전역 후에도 계속해서 자동차와 6년간 동고동락했다. 하지만 정비공을 무시하는 우리나라 일부의 잘못된 문화는 개운하지 못했다.
게다가 수입차 정비에 대해 좀 배우고 싶어 해당 정비소들을 찾아갔는데 당시만 해도 잘 가르쳐주지도 않을뿐더러 텃세까지 심했다. 잘못된 문화가 박혀버린 우리나라에서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 호주행 비행기 몸을 실었다. 그리고 호주에서 프로컨셉을 만난 것이다.
하지만 조슈아 조에게 쉽게 기술을 배운 것이 아니다. 그동안 만나왔던 정비사와는 달리 완벽함 꼼꼼함 섬세함 그리고 무서울 정도로 엄격한 성격 때문이다. 한국에서 9년간 정비를 해왔고 어느 정도 정비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경력을 인정해주긴 커녕 오히려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그 과정에서 인신공격적인 말까지 들어가며 자존심을 다 버려가며 힘들게 배웠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두번 한 것이 아니었다. 다시 돌이켜 보아도 의지할 곳 없는 타지에서 정말 눈물 날정도로 힘들었던 기억이지만 이를 악물고 버텼다. 이는 정비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이 되었다. 결국 이곳에서 외제차를 제대로 배운 셈이다.
사실 호주의 자동차 정비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우물 안 개구리다, 호주는 전 세계 신기한 차량들이 많이 돌아다닌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길거리에서 외제차를 쉽게 찾아볼 수는 없었다. 최근 수입차 붐이 일었지만 그럼에도 출발이 늦었기에 수입차 수리의 수준도 아직은 뒤쳐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프로컨셉은 수입차 튜닝에 특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자동차를 꾀고 있는 기술력은 외제차뿐만 아니라 국산차에도 모두 적용된다. 예를 들어 바퀴를 정비할 때 나사를 풀기 위해 에어임팩이 필요하다.
에어임팩으로 볼트나 너트를 풀고 조이면 쉽고 빠르게 할 수 있지만 사실 그 데미지는 고스란히 자동차에 남는다. 사람의 감으로 세게 조이기 때문에 규정 토크보다 훨씬 높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레이스를 준비하는 프로컨셉은 이런 디테일에 특화됐다. 프로컨셉에서는 차량들을 정비할 때 에어임팩과 에어라쳇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오로지 직접 손으로 풀고 규정 토크랜치로 조인다. 작업의 90%이상 모두 수작업이다. 그래서 정비시간은 조금 긴 편이지만 확실하게 정비가 가능하며 불량이 없으며 차 또한 데미지가 없는 것이 가능한 셈이다.
▲ 향후 계획은 무엇인지.
프로컨셉의 서비스는 많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기술력과 섬세함은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다. 한 번 경험한 이들은 대부분 다시 찾아온다. 작업이 끝난 후 차주와 직접 시승을 하고 어떤 부분을 어떻게 고쳤는지 말씀을 드린다. 손님이 웃으면 만족했다는 이야기로 풀이한다.
사실 이렇게 힘들여 배운 기술을 아무에게나 가르쳐주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누구든 열정이 있다면 프로컨셉의 장인정신과 기술을 전해줄 용의가 있다. 조슈아 조의 철두철미한 기술력을 토대로 한국에서도 프로컨셉을 알리는 데 일조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인생에 한 획을 그어준 조슈아 조에게 감사한 마음을 다시 한 번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