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미래라고 일컬어지는 아이들은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가정이나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호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그 보호도 어려운 경우가 있다. 지역아동센터와 같은 아동보호시설에서 그 역할을 대신하긴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에 부딪혀 보호나 돌봄 이상의 활동은 하기 어렵다.
하지만 쉴가 지역아동센터의 김병삼 대표는 때로는 엄마나 아빠가 되어 보호를 넘어 아이들이 원하는 것,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채워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쉴만한 물가’에서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생활하는 그를 만나 보았다.
<쉴가 지역아동센터의 다양한 활동>
33명의 아이들이 행복하게 쉬는 놀이터 같은 곳
설립한 지 햇수로 4년이 된 쉴가 지역아동센터는 기초수급가정, 차상위가정, 한부모가정 등 어려운 경제상황에 있는 아이들과 일반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생활하는 곳이다. 김병삼 대표는 센터에 대해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33명의 아이들이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지낸다. 재잘대며 노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예쁠 수가 없고, 그 모습을 보면 나까지 행복해진다”라고 설명했다.
“맞벌이 가정이 많아지면서 부모의 경제활동으로 보호와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 아이들에게 엄마로서, 아빠로서 때로는 칭찬도 하고 야단도 치며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아이들의 중심을 잡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아줌마란 별명이 있다고 이야기하며 호탕하게 웃는 김 대표의 모습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같은 행복함을 느낄 수 있었다.
쉴가 지역아동센터는 엄마가 주는 집밥처럼 간식과 식사를 제공하며, 보호프로그램, 안전교육 등과 같은 방과 후 귀가지도도 함께 하고 있다. 여기에 축구경기관람, 영화관람, 미술관, 놀이공원, 뮤지컬 등 문화프로그램까지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병삼 대표는 “보호는 물론이고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문화 활동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 센터가 하고 있는 뿌듯함 중 하나이다”라며 아이들의 더 많은 문화생활을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삼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며 쉴가 지역아동센터만의 독특한 점을 느꼈다면 아이들의 자기주도적인 활동이었다. 문화생활과 더불어 함께 하고 있는 동아리 활동은 센터의 자랑거리다. 밴드와 댄스동아리를 시작으로 미니어처 제작, 종합예술 활동, 바깥놀이 활동, 초등부 저학년의 음식 만들기 활동, 중고등부의 봉사활동 등 다양한 동아리가 선생님의 지도가 아닌 아이들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누구하나 소외되지 않도록 모두가 참여하는 동아리를 지향해 아이들 역시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
“아이들이 원하는 동아리를 직접 만들어 스스로가 강사가 되어 가르치는 방식이다. 4명 이상의 아이들이 모여 1년 계획을 세우고, 팀장을 뽑고, 조직이 만들어지면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만큼 아이들의 자주성을 키울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또한 쉴가 지역아동센터는 정기적인 운영위원회에 아동대표도 참여해 아이들의 입장에서 그들이 원하는 바를 들어주기 위한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리더로 성장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으로
김병삼 대표는 단순히 아이들을 보호하는 센터를 넘어 올바른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글로벌리더 프로젝트를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 진행했던 프로젝트는 대한독립만세라는 이름으로 중국 상하이와 항저우를 다녀왔다. 단순한 여행이 아닌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알찬 활동이 되도록 두 달 동안 우리나라의 독립역사와 중국의 문화를 공부하고, 자원봉사자에게 중국어를 배우고 떠났다. 3박 4일의 일정동안 아이들의 행복한 미소는 떠나지 않았다”며 글로벌리더 프로젝트의 장점을 설명했다.
아이들의 생각을 크게 키워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그는 아이들에게 삶의 본질을 키워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어 보람 있다고 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이들은 간혹 행동이나 성격이 위축될 수 있다. 그런 부분이 생기지 않도록 아이들에게 뭘 하고 싶은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한 목표와 비전을 물어야 한다. 물질적인 것보다 삶의 본질이 중요함을 깨달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래서 더 큰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글로벌리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그래서 김병삼 대표는 더 많은 아이들에게 더 넓은 세계를 보여줄 수 있도록 발로 뛰며 글로벌리더 프로젝트를 확장시키면서 쉴가 지역아동센터를 시작으로 고양시 내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해 아이들이 보다 적합한 보호와 돌봄을 받을 수 있기를 꿈꾼다고 한다.
“아이들의 꿈은 무궁무진하다. 세상을 알아가는 나이인 만큼 우리나라보다 더 나은 나라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글로벌리더 프로젝트의 최종목표는 1단계 동남아지역부터 시작해 유럽 3개국을 가는 것이다. 또한 지금 센터에서 하고 있는 지역자원연계를 발전시켜 고양시 지역의 다양한 학원이나 배움의 공간과 연계해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세분화시켜 아이들이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
김병삼 대표는 마지막으로 센터의 아이들에게 “인생을 살아갈 때 넓게 보았으면 한다. 힘든 일은 누구나 찾아오기 마련이다. 삶을 넓게 바라본다면 그 고난이 나중에 되돌아보았을 때 인생의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당부하며 “그 고난을 헤치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아이들에게 주고 싶다. 아이들이 자신의 인생에 도움이 되었던 사람 중에 나를 떠올려주어도 참 보람 있을 것 같다”고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쉴가 아동복지센터의 아이들은 정말 행복해보였다. 쉴만한 물가로 이끌어주는 길잡이, 김병삼 대표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