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 날씨가 지속되면서 최근 등산, 캠핑, 골프, 테니스 등 다양한 레저 스포츠나 야외활동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 운동 없이 무리한 스포츠 활동을 하거나, 잘못된 자세나 도구사용으로 운동 후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주로 손목, 팔꿈치 어깨 및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 중 팔꿈치 통증은 테니스나 골프와 같이 도구를 손에 쥐고 손목과 팔꿈치의 반복적인 동작이 요구되는 운동 후 주로 발생한다.
이 외에도 반복적인 손가락, 손목의 동작이 필요한 작업에 종사하는 사무직 근로자나 근력이 약한 중년층 주부들에게도 나타나는 흔한 근골격계 통증 중 하나이다.
팔꿈치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은 외측 상과염(Lateral Epicondylitis)이다. 외측 상과염은 ‘테니스 엘보’로도 불리며, 팔꿈치뿐만 아니라 팔 전체로 통증이 퍼질 수 있으며,
주로 손목을 위로 올려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밀 때 팔꿈치 바깥쪽에 통증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손가락을 펴거나 손목을 위로 들어 올리는 근육의 대부분은 하나의 힘줄 다발을 이루어 팔꿈치의 외측 상과에 연결된다.
이런 근육들을 과도하게 반복 사용하게 되면 외상과에 과도한 견인력이 작용하게 되고, 이로 인해 힘줄이 약화되어 부분적으로 파열이 되거나 염증이 생기면서 팔꿈치 바깥쪽에 통증이 유발된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문고리를 돌리거나, 머리를 감는 등 간단한 동작에도 팔꿈치의 심각한 통증을 유발하여 일상생활의 제한을 유발할 수 있다.
테니스, 스쿼시, 배드민턴 같은 라켓을 이용하는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발병률이 높아 테니스 엘보라고도 불리지만, 운동여부와 상관없이 일반 인구의 1~3%의 빈도로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이기도 하다.
특히 걸레 짜기, 반복적인 칼질 등 집안일을 많이 하는 35세 이상의 주부나 손목을 반복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미용사, 간병사, 사무직 근로자 등에서 발병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팔꿈치관절 외측에 볼록 튀어나온 외상과 부위를 누르거나, 팔을 앞으로 펼치고 손등이 위를 향하도록 팔꿈치를 안쪽으로 돌리고 주먹을 쥔 상태에서 손등으로 위로 들어 올리게 하고
이때 손등을 들어 올리지 못하게 저항을 주는 검사를 했을 때, 팔꿈치 외측에 통증이 유발된다면 외측 상과염을 쉽게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다른 팔꿈치 질환과 감별진단이 필요할 경우 엑스레이, 초음파 및 자기공명영상검사(MRI)를 시행한다.
외측 상과염은 질병 초기 힘줄의 가역적인 염증 및 손상 단계를 거쳐 비가역적인 퇴행성 변화 단계, 파열을 동반한 퇴행성 변화 단계 그리고 마지막으로 석회화 및 뼈 돌기, 퇴행성관절염을 동반한 단계까지 악화될 수 있다.
치료는 소염진통제 복용 및 물리치료가 기본이며, 힘줄의 파열을 동반하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는 반복적인 손목 사용 동작을 줄이고 쉬게 하는 보존적인 치료만으로 대부분의 환자들은 증상이 호전된다.
급성기 통증이 해결되면 재활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재활치료는 손상된 힘줄이 건강하게 재생될 수 있게 도와주며, 힘줄로 전해지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크게 스트레칭과 근력강화 운동으로 나눌 수 있는데,
스트레칭은 손목 관절가동 범위 내에서 손목을 굽히고 펴는 동작을 반복 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후 손목 안쪽과 바깥쪽으로 회전하는 동작을 각각 15~30초간 유지하고, 3~10회 반복한다. 이때, 통증이 유발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근력강화 운동은 물병이나 공, 아령을 들고 저항을 이겨내며 서서히 손목을 굽히거나 펴고, 주먹을 쥐는 동작을 10회 반복하는 동작이 3세트로 구성된 운동이며, 필요에 따라 도구의 무게를 조정하여 운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힘줄 손상이 치유되기까지는 최소 1~3개월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꾸준한 재활치료가 필요함을 명심하여야 한다.
만약 손목을 쉬게 하기 어렵다면 팔꿈치 밴드를 팔꿈치 관절 약간 아래에 착용하여 외상과에 전해지는 스트레스를 분산할 수도 있다.
보존적 치료 이후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초음파검사를 통해 파열 동반여부를 확인하는 것 필요하다. 파열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 보다 적극적인 치료로 주사치료나 체외충격파치료(ESWT)로 충분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항염증 주사치료는 치료 후 대부분의 통증이 급속하게 호전되어 환자들이 많이 선호하는 치료이다. 하지만 스테로이드의 작용기간은 3개월로 짧고 힘줄을 약하게 하는 약리효과가 있으며, 통증이 감소하더라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예전처럼 손과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재발 가능성이 있으며, 힘줄 상태가 악화되어 파열될 위험이 있다.
그러므로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는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 심각한 경우에만 시행하여야 하며, 통증이 조절되더라도 2~3개월 동안은 손과 손목의 움직임을 최소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롤로 주사요법(Prolotherapy)으로 불리는 증식 치료는 고농도의 삼투압 용액을 손상된 인대나 힘줄에 주사하여 인위적으로 약한 염증을 유발하여 더욱 튼튼한 조직으로 치유를 유도하는 요법이다.
피부에 상처나 나면 염증이 생기고 치유되면서 흉터가 생기게 되는데, 이때 생기는 흉터가 정상적인 피부보다 치밀하고 두껍게 되는 것을 보면 증식치료의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증식치료는 보통 10회 정도의 반복주사가 필요하며, 주사 이후 약한 염증을 유발되는 과정에서 통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치료 원리 및 치료 과정에 대해 환자와 충분히 상담 후 증식 치료를 하면 상당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초음파를 이용하여 병변 내에 정확하게 주사치료를 하면 주사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체외충격파치료는 병변부위 위에서 피부를 통해 충격파를 통과시켜 증식치료와 유사한 원리로 손상된 조직을 치유할 뿐만 아니라 손상부위에 석회화가 동반되었다면 이 역시 해결 할 수 있는 좋은 치료법이다.
피부를 통해 전해지는 충격파의 통증을 이겨내야 하며 증식치료 와 같은 반복치료가 필요한 단점이 있지만, 미국 FDA에서 족저근막염 뿐만 아니라 외상과염 치료에 있어 뛰어난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직업 활동이나 운동에 의한 외상과염은 올바른 자세 교정 및 도구 선택이 필수적이며, 초기 급성기에 손목 굽힘 제어 보조기(Wrist cock up splint)를 이용하여 손목의 움직임을 제한한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에 대한 반응이 성공적이지 않은 경우가 있어 수술치료가 필요하기도 하다.
어떤 의사들은 외상과염을 ‘팔꿈치에 생기는 감기’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감기처럼 흔한 질병이며 대부분 보존적 치료로 쉽게 호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기를 방치하고 초기에 치료하기 않으면 폐렴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것처럼, 외상과염 역시 치료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통증뿐만 아니라 손과 손목의 심각한 기능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는 통증이라도 호전되지 않거나 악화된다면, 진통제나 파스 같은 자가 치료를 중단하고 병원을 방문하여 조기에 진단하여 비수술적 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