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같이 안전하게 돌봐드리는 곳

찰칵. 이미 밤이 깊은 지 오래. 굿모닝요양원의 디지털 도어에 비밀번호가 눌리고 락이 풀린다. 도둑인가. 아니다. 정답은 보호자. 놀랄 법도 한데 아무도 놀라지 않는다. “보호자들도 비밀번호 모두 아세요. 밤에도 찾아오는 경우가 있죠.”

▲굿모닝요양원 편미숙 원장

굿모닝요양원의 편미숙 원장은 유복한 가정환경에서 자랐지만 청소년기에 가세가 기울었다

. 자신과 같이 어려운 상황에 있는 힘든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94년도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남들보다 5년 늦은 만학도였다. 졸업 후 노인시설에 취직한 그녀는 굉장히 좋은 시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면회시간이 한정되어 있었어요. 식사시간 피하고 이른 아침 안 되고 저녁 시간 안 되고.강원도에 위치한 시설이었는데 가족들이 서울에서 내려오면 점심시간이잖아요. 그럼 또 오래 기다리시고 막상 어르신 얼굴 뵙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때부터 늘 열려 있는 요양원을 꿈꾸게 되었죠.”

 

이때 편 원장은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에 대해 알게 되었다. 아홉 명 정도의 규모로 작게 운영되는 형태의 요양시설로 이 정도면 꿈에 그리던 요양원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굿모닝요양원은 버튼 하나만 누르면 언제든 개방이 돼요. 외박, 외출도 자유롭고요. 명절도 댁에서 쇨 수 있게 해드리죠. 정말 내 집 같이 쉴 수 있는 곳으로 구상했어요. 어르신들은 전문적인 케어를 받고 가족들은 쉼을 얻고 뵙고 싶을 때는 언제든지 뵐 수 있는 곳. 그런 요양원이죠. 모시고 가고 싶을 때는 언제든 모시고 갈 수 있고.”

 

노인의료복지시설의 범주에 속하는 굿모닝요양원은 요양보호사 3명과 간호조무사 1명, 조리사 1명, 시설장 겸 사회복지사인 편 원장까지 총 여섯 명의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모시고 있는 노인은 남자 두 명, 여자 일곱 명.

 

“남녀가 같이 있으니까 서로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는 장점이 있어요. 남자 분들도 매너가 아주 좋으시죠.”

 

이곳에서는 월요일에서 수요일까지는 원예치료를 하고 화요일에서 목요일까지는 미술치료, 금요일은 자체프로그램을 시행하며 일주일 내내 의미있는 시간을 보낸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가족이 찾아오는 게 가장 큰 선물이죠.”

 

이곳에 머무는 한 기초수급자 노인은 자녀가 모두 전라도 신안 등 먼 곳에 살고 있다. 일찍 출발해도 하루가 소요되는 먼 여정. 저녁 늦게 도착해 잠깐만 보고 돌아가려는 딸에게 편 원장은 하룻밤 자고 가라고 권했다. 손을 붙잡고 감사를 전한 딸. 어머니를 본지 무려 2년만이었다.

 

“가족같이 보살펴주신 게 보인다며 감사하다고 문자를 보내셨더라고요.”

 

이처럼 가족들에게 포근한 서비스가 되어서 좋은 굿모닝요양원은 앞으로도 계속 열린 요양원을 표방하며 운영해나갈 예정이다. 편 원장은 불필요한 서류 업무로 소모되는 에너지가 노인들에게 돌려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고령화 인구는 늘어갈 추세입니다. 이제는 기관들의 질적인 향상을 고민할 때죠. 장기요양제도를 도입했을 때 국가에서 모두 소화할 수 없어 민간에게 위탁을 한 거잖아요. 등급을 나눌 때 실질적인 서비스의 질이 고려되기보다는 서류상의 수치에 의존하는 경우가 있어 이 서류업무에 소모되는 에너지가 상당합니다. 요양원 입장에서는 평가를 준비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죠.”

 

또 영업적인 부분을 고려해 창업을 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단언한다.

 

“복지는 복지일 뿐입니다. 투자 대비 경제적 효율을 따지기 어렵죠. 노인에 대한 사랑과 애착이 있기에 이 일을 해요. 영업 이익은 낼 수 없는 구조거든요. 감동을 주는 비즈니스를 지향합니다.”

 

일을 하다 보니 회계에 대해 무지했던 그녀도 회계업무의 중요성에 눈떴다. 앞으로 관련 사업을 해나갈 창업자들을 위해 요양원 운영을 위한 매뉴얼이 있어야 된다는 편 원장.

 

“다른 업체는 노하우를 공유하지 않아서 의료보험공단에 많이 의지했습니다. 또 경력 등 요양원의 개업 요건을 좀 더 높여야 전문성이 강화되지 않을까 해요.”

 

응급처치가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 만일에 늘 대비하고 있는 굿모닝요양원은 특화사업으로 가족을 초청해 한 달에 한 번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명절에는 함께 송편을 빚는다. 이런 가족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보호자들의 반응이 좋다.

 

“항상 안심이 된다고 말씀 하시죠. 가정 같은 분위기에서 안전하게 돌봐드리고 보호자는 맞벌이나 자녀 교육에 더 집중하면서도 어르신에게 효를 다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편 원장의 노력이 계속되는 한 굿모닝요양원의 미래는 앞으로도 유쾌하게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