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믿는지. 만리장성에서 사라진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삶 속에서 매일 기적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찾아가 보았다. 바로 남양주의 행복한 요양원이다.
현재 요양병원에 입원하기 위해서는 장기요양등급을 받아야 하는데 이는 총 3등급으로 나뉘어 있다. 1등급은 몸이 해질 정도로 심한 욕창이 동반되거나 아예 설 수도 없는 중증 장애가 수반되는 경우다. 스스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경우라면 3등급을 받는다.
행복한 요양원을 처음 찾는 노인들은 대부분 1, 2 등급이다. 이들이 몇 달 후 3등급으로 내려가는 경우가 많아 의료보험공단 직원들을 비롯해 많은 이들의 놀라움을 샀다. 나빠지는 경우는 많아도 좋아지는 경우는 드물고 등급이 내려가기 전에 돌아가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왼쪽 뺨에 피부암이 있으셨던 노인의 피부가 깨끗해지기도 하고, 야간에 갑작스럽게 뒤로 넘어가는 사고를 당해 척추가 골절되어 의사로부터 다시는 일어날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던 노인이 태연히 피아노를 치기도 한다. 도저히 기적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이런 일들이 어떻게 이곳에서는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의외로 비결은 간단하다고 안해숙 대표는 말한다.
“80대 친부모님을 섬기듯이 하고 있어요. 관심을 갖게 되고 성의 있게 하죠. 운명하시는 날까지 모시는 동안만큼은 사랑과 행복을 느끼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직원 김춘영 씨는 시어머니도 이곳에서 모시고 있다. 어렸을 때의 꿈이 간호사였던 신명순 씨는 치매를 앓고 계셔서 대소변을 못 가리시는 친정어머니를 돌보며 요양보호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 안 대표를 비롯해 모두 노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다.
서순애 요양보호사 의견
“어려서부터 부모님을 공경해 버릇했고 어르신을 좋아해요. 직원들이 직원 휴게실에서 안 쉬고 굳이 어르신 방에서 쉴 정도니 말 다했죠. 한 번 돌봐드릴 일도 두 번 세 번 하게 됩니다.”
또 행복한 요양원은 음식이 남다르다. 집에서 먹는 것처럼 청결하게 만들어 드리는 게 목표. 이 때문인지 어르신들이 모두 식사를 잘 드셔서 좋아진 혈색으로 직원들을 기쁘게 한다. 원에 계시는 노인뿐 아니라 도시락 서비스도 연계해서 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 독거노인, 취약계층에게 도시락을 전달한다.
끝으로 사무국장 김태훈 의견
“지금은 네 분인데 다니다 보면 힘드신 분들이 정말 많거든요. 만약 후원이 들어온다면 더 많은 분들에게 도시락을 드리고 싶어요. 매달 어르신들을 찾는 가족들을 뵈며 요양원은 현대적 의미로 새로운 형태의 ‘효’라고 생각합니다. 청년실업이 문제가 된다고 하는데 사회복지 쪽은 일자리가 무궁무진합니다. 급여가 많진 않지만 산업이 발전하면 대우도 좋아질 겁니다. 미래를 고민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런 분야의 전문가가 되 보는 것은 어떨까 제안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