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승무원학원의 대표주자격이었던 아이비승무원학원이 올 12월 교육문화벤처기업인 (주)아이비코리아로 재탄생한다.
스튜어디스 교육을 중심으로 항공사 지상직, 병원 코디네이터, 여행사 OP, CS강사 등이 되기 위한 교육을 제공하던 사교육 학원에서 평생교육기관으로 탈바꿈한다. 기존의 교육 과목은 유지하되 그 비중은 이전과 달리 승무원 교육에만 중점을 두지 않을 방침이다.
교육의 비중을 전 분야에 고르게 두어 실질적인 취업장려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할 계획이다. 무조건적으로 수강생을 키우며 부피를 늘리기보다 기관을 찾은 수강생들이 대부분 원하는 진로를 찾고 실제 취업으로 이루어지도록 짜임새 있게 교육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러한 혁신적인 구조조정은 지난 9월 이재환 CEO가 (주)아이비코리아의 새로운 대표겸 CEO로 취임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교육 사업은 사명감을 가지고 해야 합니다. 교육철학을 기반으로 기업 가치와 사업계획을 확립하고 그 결과물들이 오롯이 학생들을 통해 도출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교육 사업을 하면서 교육철학을 배제한 채 사업적 관점으로만 접근하려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교육기관이 갖추어야 하는 원론적인 것에부터 충실해 (주)아이비코리아를 운영하려고 하는 것이죠.”
교육사업 CEO, 교육철학과 전문 경영지식 갖춰야
이 CEO는 유명 포털사이트에 이름만 치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전문 경영인이다. 국내 최대 유아교육기관 위즈코리아를 창업했으며, 리더십 강사로 TV방송 및 기업 등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인물. 리더십 교육을 위해 ‘내가 열망하는 삶 CEO’ ‘백만불짜리 마인드’ ‘성공은 꿈꾸는 자의 몫이다’ 등의 저서도 꾸준히 출간했다. 2006년부터 장학, 봉사, 후원활동을 하고 있는 비영리재단 휴편나눔재단도 운영 중이다. 이 CEO는 동시에 교육전문가이다. 고려대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했으며, 평생교육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교육학을 공부한 이유는 2001년 위즈코리아를 창업하게 되면서부터입니다. 교육 사업을 하는 사람이 교육에 대한 전문지식 없다면 기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CEO는 늘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하죠. CEO가 공부는 하지 않고 매출 올릴 걱정에만 몰두해 있다면 기업 생명이 짧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CEO는 위즈코리아를 한국 최대 유아교육기관으로 성장시켰고, 외국자본유치를 통해 사업을 성장시켰다. (주)아이비코리아 운영을 결심하게 된 건 어쩌면 위즈코리아를 통해 갖게 된 교육 사업에 대한 관심과 사명감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재정적 위기에 처한 아이비승무원학원을 컨설팅하면서 해당 교육기관을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교육기관 컨설팅을 하면서 본 기관의 문제점은 물론 승무원학원계의 병폐를 목격하게 된 것. 다수의 승무원 학원들이 수강생들의 진로, 적성에 대한 큰 고민 없이 과장광고와 제 살 깎기 이벤트(무료 강좌·무료 재수강 남발)로 수강생들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전 직원 100명 중 50명 정도가 영업 사원이었습니다. 영업 사원들은 기본급을 낮게 책정 받았지만 수강생을 데려온 수만큼 인센티브를 받았기 때문에 학원생들 유치하는 데 급급했죠. 승무원이 되기 어려운 자격조건을 갖췄어도 감언이설로 현혹했던 거죠. 과도한 이벤트도 영업사원들의 제안으로 이뤄졌고요.”
교육사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이 CEO는 학원을 인수하자마자 교육문화벤처 기업인 (주) 아이비코리아로 사명 변경과 함께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직원의 절반이 개인사업자인 영업사원으로 구성되어 있던 것을 전 직원 정규직화로 전환했다. 연봉제 정규직 조건을 받아들일 사람만 회사에 남으라고 지시했다. 이에 인센티브제가 익숙한 대다수의 영업직원 다수가 회사를 떠났다. 이 CEO는 또한 교육 사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교육철학과 사명감을 직원들이 갖출 수 있도록 교육했다.
“저희 회사 슬로건은 ‘To teach is to touch your life’입니다. 교육은 삶에 감동을 주는 것이죠. 대부분의 수강생들을 보면 넉넉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부모님께 받은 돈 혹은 스스로 번 돈으로 교육을 받고 있었어요. 자신에게 맞는 길을 발견하고 그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절실한 마음으로 찾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직원들에 이에 대한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한 달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양심’을 주제로 강연을 했습니다. 강연을 통해 ‘양심을 팔지 말자, 지식을 팔자, 감동을 팔자’고 함께 다짐했죠.”
이 CEO는 새로 받는 수강생의 경우 적성과 관심사를 확인한 후 취업가능성이 있는 사람들 위주로 받을 생각이다. ‘소수의 전문화’를 목표로 (주)아이비코리아에서 교육받은 학생은 다수가 실제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번 받은 수강생은 취업이 될 때까지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기존 1지망만 받았던 것에서 3지망까지 받을 계획이다. 이전 수강생들은 교육 분야 중 한 가지만 택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 1지망부터 3지망을 표기하도록 해 1지망에서 실효를 보기 어렵다 판다하면 2지망, 3지망 교육을 순차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모든 수강생들의 개인차트를 만들어 각 학생들이 적확한 교육프로그램을 받도록 하는 방안은 현재 실행중이다.
“잘 안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나 그로 인하 조급함은 없어요. 오히려 설레죠. 시험 볼 때도 공부 열심히 한 친구는 시험 당일이 두렵다기보다 설레잖아요. 수개월 동안 본 기관의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했고 장기적인 비즈니스 플랜을 꼼꼼히 구성했기 때문에 잘 운영할 자신 있습니다.” 이 CEO는 12월 시작될 (주)아이비코리아의 사업 혁신으로 교육사업계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기관의 이득이 기관 확장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받는 수강생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